와인 숙성에서 우러나는 풍미
나무통 속에서의 숙성이 와인의 풍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요?
와인의 발효, 숙성, 운반에 나무통이 이용된 지는 수천 년이 되었습니다. 나무통을 사용하기 시작한 초반부터 밝혀졌다시피 나무통의 종류, 크기, 숙성시간을 달리하면 와인에 일정한 풍미가 우러납니다. 통의 목재와 제작 방법에 따라 풍미에서부터 바닐라, 정향, 코코넛의 풍미까지도 우려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들어서 나무통 대신 시멘트 탱크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등으로 와인에 오크 풍미 없이도 신선하고 포도 향이 풍부한 풍미를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와인이 오크통 숙성 없이 빚어지도 있는데 오크통으로 와인에 어떤 영향을 만들지는 와인메이커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나무통의 크기
통이 클수록 부피에 대한 표면적의 비율은 감소합니다. 부피가 클수록 통의 표면에 직접 닿는 와인의 비율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통의 크기는 1000L나 1200L 크기의 초대형부터 100L 이하의 소형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나무통이 와인의 풍미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지 간에, 초대형의 통은 그 영향의 정도가 미미하기 마련입니다. 소비자들이 나무통 크기에 따른 영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통은 보르도에서 사용하는 225L 크기의 오크통, 바리크(barrique)입니다.
*나무통 가격이 고가인 이유로 비교적 저렴한 와인에 기본적인 오크의 영향을 끌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대안들이 고안됩니다. 오크의 나무토막, 막대기, 펠릿, 대팻밥, 분말을 이용한다거나 심지어 오크 농축액까지 첨가하기도 합니다.
오크 풍미
통 속의 나무 세포들이 와인의 알코올과 닿으면 특유의 풍미와 탄닌이 우러나와 와인에 오크의 풍미가 더해집니다. 통이 새것이라면 그 풍미는 더 진하게 우러나옵니다. 통이 재사용되는 횟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와인이 나무 세포에서 뽑아간 풍미와 탄닌이 많아져 그 통은 중성 상태가 되어 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풍미와 탄닌만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와인이 산소와 점점 더 많이 접촉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 3년 동안은 풍미를 우려내기 위해 사용하다가 와인의 저속 산화를 위한 용도로만 수년을 더 쓰기도 합니다.
토스트(구운 빵) 풍미
통을 제작할 때는 나무를 구부리기 쉽도록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열처리를 가합니다. 이때 통 안쪽의 나무를 불에 굽기도 합니다. 나무 안쪽을 더 많이 구울수록 나무 세포와 와인 사이사이에 장벽이 더 탄탄해집니다. 와인메이커들은 나무통을 주문할 때 자신들이 원하는 풍미에 따라 굽기의 정도를 다양하게 요구합니다,
살짝만 구우면 자체 풍미는 거의 띄지 않지만 와인에 나무 세포의 탄닌을 풍부하게 우려내주고, 중간 정도로 구우면 와인에 바닐라나 캐러멜 풍미를 더해줍니다. 또 세게 구우면 와인에서 정향, 계피, 훈연, 커피의 맛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산 오크, 프랑스산 오크, 동유럽산 오크
나무통의 목재인 오크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생산됩니다. 미국산 오크통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유럽산 오크는 와인에 다양한 깊이와 풍미를 더해줍니다. 와인 메이커들은 와인의 원하는 풍미와 탄닌의 특성에 맞춰 목재를 고릅니다. 오크의 종류 목재의 조직, 통 제작의 방법에 따라 풍미가 달라집니다.
*나무통이 와인에 전해주는 풍미는 통의 원산지에 따라 다릅니다. 미국산, 프랑스산, 슬로베니아산 모두 저마다 독특하면서 다양한 풍미를 줍니다. 프랑스의 바리크는 단가가 최대 1200달러에 이르지만 미국산 오크통은 같은 크기 기준으로 반값밖에 되지 않습니다.
라벨에 찍히는 비여과(unfiltered)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나무통 숙성이 끝난 후 와인을 병입 하기 전, 와인 안에 잔류하는 효모균, 포도의 미세입자 등의 고형물은 와인의 안정성을 해칠 소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형물을 제거하기 위해 여과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이때 와인메이커의 선택에 따라 가볍게 여과하기도, 철저하게 하기도 합니다.
철저한 여과는 와인의 고형물을 너무 많이 제거하여 풍미와 질감마저 잃을 위험이 있어서 일부 와인메이커와 소비자들은 더 묵직하고 본연에 가까운 풍미를 느끼기 위해 와인을 인공적인 여과 없이 자연스러운 상태로 놔둬야 한다고 믿습니다. '비여과' 와인은 여과된 와인보다 빛깔이 조금 덜 투명하거나 병의 바닥에 침전물이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빈티지란 무엇인가요? 특정 해가 다른 해보다 더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빈티지(vintage)는 포도가 수확된 해를 말합니다. 따라서 매해가 빈티지 해인 셈입니다. 빈티지 차트를 보면 여러 해의 기후상태를 알 수 있고, 일반적으로 기후가 좋을수록 빈티지 등급이 높으며 잘 숙성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특정 빈티지에 대해 처음 언급한 사람은 로마의 과학자 플리니우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기원전 121년 산 와인은 '최상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05년은 전 세계 주요 와인 산지 어디에서나 훌륭한 빈티지였습니다.
와인은 모두 숙성시켜야 하나요?
그건 아닙니다. 흔히들 모든 와인은 숙성될수록 맛이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전 세계의 모든 와인 중 90% 이상은 1년 내에 마셔야 하며 5년 이상 숙성시켜야 하는 와인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와인은 숙성되면서 변하는데, 더 좋아지는 와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5년 이상 숙성시킬 수 있는 와인은 무엇인가요?
색깔과 포도
일반적으로 탄닌 성분때문에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보다 더 오래 숙성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몇몇 적포도는 피노 누아르 같은 포도에 비해 탄닌 함량이 더 높습니다.
빈티지
1년간의 기후 상태가 좋을수록 그해 빈티지 와인은 과일맛, 신맛, 타닌의 밸런스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더 오래 숙성시킬 수 있습니다.
와인의 산지
특정 포도원들은 포도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포도 재배의 조건으로는 토양, 기후, 배수 상태, 땅의 경사도 등이 있는데, 사실 이 모두는 숙성을 거치며 맛이 더 좋아지는 상급 와인을 만드는 데도 기여합니다.
발효 또는 숙성 과정
발효(메서레이션)과정에서 껍질을 같이 담아두는 시간이 길수록 또 오크통에서 발효와 숙성을 시킴으로써 천연 방부제인 탄닌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장기 숙성에 유리합니다. 이것은 와인 양조법 중 와인의 숙성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예에 불과합니다.
*케빈 즈랠리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의 향은 보통 20년 된 오래된 와인에서 나는 낙엽냄새입니다. 정말 가을에 떨어진 낙엽 냄새가 그윽할 때 바로 그 냄새입니다.
*케빈 즈랠리가 장기 숙성용 와인으로 선호하는 레드와인은 보르도 레드와인,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나파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 론밸리 와인, 빈티지 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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